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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매장이 한 가정을 책임지고 있다는 것을 잊지 않겠습니다.
유통업계소식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커피전문점이 시작한 ‘1000원 커피’ 경쟁의 불씨가 편의점 업계로 옮겨 붙었다. 저렴한 가격에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을 내세워 저가 커피 시장을 잡아보겠다는 생각인 것. 소비자들도 삼각김밥이나 샌드위치 등 간단한 요기를 하러 편의점에 들렀다가 원두 커피까지 즐길 수 있어 편의점 커피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편의점 업계는 전국 각지에 거미줄처럼 퍼진 매장 숫자를 경쟁력으로 커피전문점보다 더
빠르게 1000원대 커피 문화를 확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작년 400억원 규모던 국내 편의점 원두커피 시장
규모는 올해 1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 편의점 업계의 화두는 ‘커피’로 모였다. 3사(CU·GS25·세븐일레븐) 모두
자체 커피브랜드(PB)를 만들었다. 올해는 판매매장 확대에 주력하며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목표다.
커피전쟁의 신호탄은 세븐일레븐이 쐈다.
세븐일레븐은 작년 1월 업계 최초로 ‘세븐카페’를 출시하며 편의점 원두커피 시장에 진출했다. 세븐카페는 종이 필터로 기름과 미세입자를 걸러
내리는 드립 방식을 활용한 제품이다. 출시 1년 만에 매출이 2배 가량(87.7%)나 뛰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특히 세븐일레븐은 올해
시무식을 경기 평택시 롯데푸드 커피공장에서 열면서 커피사업의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CU는 작년 12월 ‘겟(GET)커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겟 커피는 CU 상품기획자(MD)들이 직접 탄자니아와 콜롬비아 커피농장을 방문해 수입한 최고급 원두를 사용했다. 달콤한 향의
콜롬비아산 원두와 쌉싸래한 맛의 탄자니아산 원두를 7:3의 비율로 로스팅해 다크 초콜릿 맛이 난다는 게 CU측 설명이다.
GS25도 CU와
비슷한 시기에 ‘카페25’를 론칭했다. 마찬가지로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등 커피 유명산지의 원두를 썼다. 아울러 맛있는 커피를 추출하기 위해
물과 추출시간이 자동조절되는 스위스산 최고급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용했다. 현재 전국 1000여개 매장에서 시범 운영 중이며 올 하반기까지 판매
매장을 3000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편의점표 저가커피의 최대 장점은 바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다. 3사의 커피 가격은 모두
1000원 초반대다. 스타벅스·커피빈 등 커피전문점의 커피(아메리카노 기준)가 4000원 전후로 형성돼 있는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접근성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현재 3사가 전국에 보유한 점포만 2만7000여개에 이른다. 도심부터 농어촌지역에
이르기까지 전국 방방곡곡 성업 중이다.
편의점이 유통채널 중에서 유일하게 고성장하는 업종이라는 점도 긍정적 요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작년(1~11월) 편의점 업계 매출은 월 평균 26% 신장했다. 같은기간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신장률은 한 자릿수에 머무른 것과 비교하면
독보적인 수치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한국유통학회장 겸임)는 “커피 산업이 대중화되면서 고가 커피와 저가 커피를 원하는 소비자로 세분화되기 시작했다”면서 “특히 저가 커피시장이 커지면서 편의점 역시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나서는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