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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값 인상 한달…국산 '울고', 외산 '웃고', 전자담배는 '썩소'?
2016-03-23

담뱃값 인상 한 달. 누가 웃고 누가 울었을까.

30일 A편의점에 따르면 담뱃값이 오른 1월 한 달간 국산 담배의
누적 판매량은 전체 담배 판매량의 37%에 불과했다. 특히 1월 1주차 국산 담배 누적판매량은 24%로 외산 담배(76%)의 3분의1수준까지
떨어졌다. 담뱃값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이후 5주차에는 37%까지 소폭 회복했으나 여전히 외산 담배(63%)를 크게 밑돌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국산 담배 누적 판매량이 52%였던 점을 감안하면 전세가 뒤바뀐 꼴. 상당수 소비자를 잃은 국산 제조업체는 허탈하기만 하다.
실제 KT&G 관계자는 “담뱃값 인상으로 전년 동기 대비 담배 매출이 30% 감소했다”고 털어놨다.
반면 외산 담배는 판매량이
부쩍 늘었다. A편의점의 지난해 1월 외산 담배 누적 판매량은 전체의 48%로 절반에 못 미쳤으나 올해는 1월 1주차부터 76%까지 치솟은 뒤
60%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담뱃값 인상을 계기로 판도를 뒤집고 소비자 확보에 성공한 것이다.
원인은 외산 담배 간 가격 경쟁으로
풀이된다. 지난 1일 KT&G와 한국필립모리스는 담뱃값을 2000원씩 인상했다. 하지만 BAT와 JTI는 2주 가량 기존가를 유지했다.
이후에도 두 업체는 담뱃값을 1500~1800원만 인상해 점유율 확보에 나섰고, 한국필립모리스 역시 가격을 낮춰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럼에도
국산 담배는 정부의 가격인상안을 고집해 입지가 좁아졌다.
국산 담배의 매출이 타격을 받자 담배 농가도 울상이다.
국내 담배 농가는
2014년 기준 3547개로 연간 담뱃잎 생산액은 800억원. 생산된 담뱃잎은 전량 KT&G가 수매하는데 농가들은 담뱃값 인상으로
KT&G의 수익이 감소하면 비싼 국산 잎담배 대신 외산 사용을 확대할까 근심이 크다.
실제 2014년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KT&G가 제출한 자료를 보면 국내판매용 제조담배에 들어간 국산 잎담배 비중은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2001년 75%에서 2005년
담뱃값 인상 이후 67%로 떨어졌고 이어 2009년엔 50%, 지난해엔 37%로 대폭 줄었다.
이 같은 우려와 더불어 설상가상 농민들은
올해 담배 재배는 경작조차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담배 농가들은 KT&G와 매년 초 경작면적 계약을 갱신하는데 이번엔 1월이
다가도록 맺지 못한 상황. KT&G는 담뱃값 인상으로 경영악화가 우려돼 기존 생산면적(3295ha) 관련 새로운 합의가 필요하다는 게
이유지만, 계약이 늦어지면서 파종시기를 놓친 농민들 속은 타들어갈 수밖에 없다.
연엽초조합중앙회 관계자는 “매해 KT&G와 그해
생산면적을 계약한 뒤 담배를 재배해왔다”며 “1월말에는 경작에 들어가야 한 해 농사를 제때 마무리짓고 KT&G 담배 생산에 수급을 맞출
수 있는데 아직도 계약을 못했다. 무턱대고 파종을 할 수도 없고 담담한 심정이다”고 하소연했다.
담뱃값이 오르면서 웃음 짓던 전자담배
판매자는 다시금 낯빛이 어두워졌다.
오픈마켓 G마켓에 따르면 담뱃값 인상을 전후한 지난달 5일부터 이달 4일까지 전자담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전자담배 매장이 증가하고 제품의 유해성이 알려지면서 1월말 매출액은 줄었다는 반응이다.
전자담배
판매자 상당수는 “담뱃값 인상 직후 이달 초 판매량이 3배까지 뛰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본래 수준으로 돌아왔다”며 “매장이 늘어나다 보니
고객이 분산된 탓이다. 언론에 전자담배가 해롭다는 내용이 보도된 것도 크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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